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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hKor Street ] 맛집 명가 ‘만나’우즈베크 손님 42% 한식 현지화 성공 식당
  • 배고운(타슈켄트 주재 통신원)
  • 승인 2019.01.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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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부모님의 유업을 이어받아 한식 현지화에 성공한 식당이다. 전체 손님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현지인과 외국인인 이 식당의 성공 비결은 차별화 전략이었다. 부모님의 오랜 손맛과 젊은 아들 부부의 사업 마인드가 적절한 조화를 이뤄 마침내는 타슈켄트의 대표적 음식 배달 앱에도 이름을 올린 ‘만나’를 찾아 오늘이 있기까지의 오랜 여정을 취재했다.

글 | 배고운(타슈켄트 주재 통신원)

이 식당의 손님 가운데 42%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다. 나머지 58%가 한국인과 그 밖의 외국인들로, 한식 현지화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 이제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도 많이 찾는 한식당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한식당 ‘만나’의 외부와 내부 모습이다.

 

모처럼 우즈베키스탄 친구들과 회식을 했다. 한국 음식으로 하자는 제안에 좋다는 반응들이다. 어디로 예약할까 물었더니 대부분 한식당 ‘만나’가 좋단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우리 식당 손님 가운데 42%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입니다. 나머지 58%가 한국인과 그 밖의 외국인들이고요. 한식 현지화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한식당으로 성장해 보람 있습니다.”

김제현 사장은 최근 도입한 POS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라며 ‘우즈베키스탄 손님 42%’라는 점에 큰 자부심을 내비쳤다. POS 시스템이란 가장 선진화된 유통 시스템이다. 음식이 나가는 즉시 어떤 메뉴가 나갔는지, 음식값은 얼마인지, 음식이 나간 시간은 몇 시 몇 분이었는지, 어느 나라 사람이 주문한 음식인지, 유통 전반에 대한 체계적 분석 시스템까지 갖춘 식당이라 그런지 그의 답변 또한 대단히 체계적이다.

“음식을 주문받을 때 주문서에 어느 국적인지 체크합니다. 국적에 따라 반찬을 다르게 세팅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분들에게는 매운 반찬 등 강한 맛을 제공하고, 현지인들과 여타 외국 분들에게는 샐러드류의 반찬을 주로 내드립니다. 지나치게 한국적인 것만 고집하면 한식의 현지화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한식의 세계화입니다.”

 

‘Express 24’ 음식 배달 앱에 입점도

김 사장의 한식 현지화 성공은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에서도 확인됐다. 타슈켄트의 ‘유명 맛집’ 공인 앱으로 평가받는 ‘Express 24’ 음식 배달 앱에 한식당으로는 드물게 ‘만나’가 등록됐다. 따라서 지난 8월 입점 이후 이 앱을 통해서도 타슈켄트의 많은 젊은이가 불고기도시락과 차돌도시락, 비빔밥 3종 세트를 즐겨 찾고 있다. 또한 제각기 다른 맛을 내는 일곱 가지 종류의 김밥도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이 나라의 유명한 음식점들에 자주 들러봅니다. 우즈베키스탄 식당뿐만 아니라 타슈켄트에 와서 성공한 외국인 식당에도 자주 찾아가서 음식을 시켜 먹어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그들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배달 앱에 입점한 뒤 더욱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곳 우즈베키스탄 국민들과 타슈켄트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얼마나 많이 맛보게 하느냐 그 중심 목표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죠.”

한식당 ‘만나’가 제공하는 맛있는 음식 모습. 이 식당의 음식 중 일부는 지난 8우러부터 ‘Express 24’ 음식 배달 앱을 통해서도 맛 볼 수 있다. 특히 타슈켄트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식당의 불고기도시락과 차돌도시락, 비빔밥 3종 세트를 즐겨 찾고 있다고 한다.

음식점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부모님이 창업한 음식점입니다. 아버님이 한국에서 오랫동안 음식점을 하셨어요. 그러다가 한일 월드컵 즈음 지인도 만날 겸 바람도 쐴 겸 우연한 기회에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셨는데 여기서도 한식당 한번 차려볼 만하겠다는 생각으로 개업하셨습니다. 그게 2002년경인데 많이 바빠지면서 나중에는 어머니까지 합류하셨지요.

 

그럼 그때부터 같이하신 모양이군요?

그렇진 않습니다. 저는 솔직히 식당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었고 우즈베키스탄이란 나라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젊었을 때부터 워낙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아버지가 갑자기 많이 아프게 되셨어요. 병환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급히 귀국하시게 돼서 어머니를 도와드리려고 왔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가족 2대가 다 함께 경영하는 음식점이군요?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에 나가셨다가 끝내 못 들어오셨어요. 2008년이었지요. 그 일로 많이 낙담하신 어머니도 한국으로 귀국하셨어요. 결국 우리 부부가 식당을 맡아 지금까지 하는 건데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부부가 낯선 곳에서,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여러 고생할 걸 잘 알고 계셨기에 “식당 팔고 너도 들어오라”고 하셨지만 아버지가 어렵게 일군 한식 맛을 포기하기 싫었어요.

 

음식점과 거리 멀었던 젊은 부부의 강인한 도전

 

강한 쇠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혹독한 담금질을 거쳐야 한다고 했던가? 김 사장의 삶이 그런 경우다. 그는 혹독한 시련 속에서 강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1년 전에는 형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과 별리했다.

그의 부친은 ‘정 하겠다면 내 장례식에도 오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잠깐이라도 비우면 음식 맛이 달라진다면서 ‘내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로 그 이야기는 하지 말고 곧 돌아오실 거라고 얘기하라’는 당부까지 했다. 그 속에서 김 사장은 속으로만 울며 아버지의 유업을 잇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쳤다.

“주방은 전적으로 제가 맡고 아내가 홀을 담당했지요. 한국에 있을 때도 가서 먹기만 했지 부모님 식당을 단 한 번도 돕지 않았어요. 그러니 음식에 대해 전혀 몰랐지요. 주방을 제가 맡은 것도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어요. 너는 앞에 나서지 말라. 주방을 지켜야 음식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말씀을 지키려고 지금도 주방은 전적으로 제 몫입니다.”

그는 갑작스러운 부모님 공백기 속에서 어머니가 두고 간 공책 한 권을 달달 외웠다. 그 공책에는 부모님이 공들여 만들었던 그때까지의 레시피가 빼곡했다. 하지만 레시피만 외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직접 실습하고 만들었던 음식을 몇 차례 쓰레기통에 버려가며 제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 속에서는 국제전화 요금도 적지 않게 부과됐다. 음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어머니의 조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만나’를 운영 중인 김제현 사장은 현지인이나 그 밖의 외국인이 찾아오면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라는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음식 재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또 무엇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줌으로써 한식에 대한 친근감까지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나’ 성공의 가장 큰 전환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느 정도 음식 맛에 자신감을 갖자 차별화 전략을 고민했어요. 여기서 발행되는 <한일일보>라는 교민 신문이 있는데 우선 그 신문의 광고 전략부터 바꿨어요. 그전까지는 우리 식당의 몇몇 대표 메뉴가 다 실렸는데 식당 전화번호와 영업시간만 넣고 나머지는 다 뺐어요. 다른 식당들 광고를 보니까 우리 한인 식당들이 신문 속에서도 너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잘할 수 있는 음식 위주로 메뉴를 대폭 줄였어요. 탕과 고기류 중심으로 메뉴판을 새로 짰습니다. 많은 메뉴를 주방 안에서 다 잘 해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만 하자, 최고의 맛으로 승부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그 역시 차별화 전략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이 집 냉면 맛이 참 좋다고 해요.

아마 육수 때문일 거예요. 우리 식당의 설렁탕이나 냉면을 드신 분들이 기름기 없이 깔끔해서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육수를 만들 때는 옆에 붙어서 수시로 기름을 걷어내요. 그리고 이 나라의 고기 뼈가 좋은 이유도 한몫하지요.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도가니와 뼈를 많이 넣고, 또한 뼈를 너무 오래 삶으면 뼛속의 인이 빠져나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무게를 봐가면서 뼈의 무게가 가벼워진 듯하면 버리고 새로운 뼈를 넣는 방식으로 만들다 보니 뽀얀 국물을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청국장 맛도 아주 좋던데 비결이라도 있으세요?

청국장 발효할 때 제일 중요한 게 볏짚이에요. 그래서 매년 가을 추수할 때면 1년 동안 사용할 볏짚을 구해와 저장해두고는 1년 내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냄새가 조금 나더라도 재래식으로 청국장을 만드는데 완전히 전통식으로 구들방에서 하지는 못하고 전기장판 위에서 3일 걸려 청국장을 띄웁니다. 청국장은 오래 띄우면 청국장 특유의 다소 역겨운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오래 두지 않고 딱 3일 정도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여 빚어내고 있습니다.

 

현지 손님들에게는 음식 설명도 자상하게

 

김 사장은 만두를 빚을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한 번에 100여 개의 만두를 빚으면서 오랫동안 아버지가 고수했던 평양식 만두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에게 배운 그대로 만두에 들어갈 고기와 채소에 단 한 차례도 기계를 대본 적이 없다.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들어가더라도 오직 칼만을 이용해 썰어낸다.

“아버지께서는 당면 들어가는 만두는 정통 만두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그건 단가를 줄이기 위해 그렇게 만드는 거라고 하셨지요. 여러 가지 스타일의 만두가 있지만 아버님 말씀에 따르면 북한식 만두는 고기와 채소가 같은 양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당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만두에는 또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 현지 손님들은 돼지고기가 들어갔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만드는 전통 만두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드리라고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현지인들이나 그 밖의 외국인들이 찾아오면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라는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음식 재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또 무엇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줌으로써 한식에 대한 친근감까지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한국 음식점이고 현지인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이 음식이 무엇이고 어떻게 먹는 것인지 알려주는 것 또한 서비스라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 반찬이 떨어지면 반찬을 리필해드릴지 항상 물어보라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물어보는 것 하나로 손님들을 기분 좋게 해드리고, 그것이 좋은 서비스라고 가르치다 보니 직원들도 다 잘 따르고 있어 친절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이후 달라진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예전에는 타슈켄트에 거주 등록이 되어있는 직원만 채용해야 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타슈켄트 거주 등록증이 없어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바꿔서 아주 좋습니다. 그전에는 그 제한 때문에 사실 직원 채용에 애로가 컸거든요. 그런데 그런 제한이 완화되어 예전보다는 많이 수월해졌습니다.

 

향후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업하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대기업들은 워낙 꼼꼼하게 사전조사를 하고 들어오니까 그쪽은 잘 모르겠지만 자영업자나 개인 사업 하는 분들 중에 관광차 오셨다가 이곳에 터를 잡으려고 하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분들에게 우즈베키스탄을 선뜻 추천해드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세무나 법적인 문제가 제법 복잡합니다. 따라서 충분히, 더 꼼꼼하게 사전조사를 하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외국에서 사업한다는 게 어디든 다 어렵겠지만 신중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의 관광 개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으니까 관광으로는 많은 분이 오시기를 추천해요. 특히 지난 2월 10일부터 관광 비자가 면제되어 한 달 정도는 비자 없이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전역에 우리 음식 널리 알리고파

 

‘우즈베키스탄 와서 한국보다 더 맛있음을 외치게 만드는 식당, 진짜 생뚱맞은 위치 때문에 도대체 과연 이런 곳에 식당이? 라고 항상 생각하게 하는 식당, 매번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라고 생각하게 하는 식당, 음식만 나오면 먹느라 바빠서 포스팅 따위는 할 수 없는 울 아들 엄지척을 받아낸 식당…. ‘만나’ 되시게따. 젊은 사장님이 깐깐하게 음식 맛 관리하시고 반찬 리필 서비스는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빛의 속도로 이루어진다. 캬아 인심 좋아요.’(blog.naver.com/wangnim2000)

‘만나 식당 부대찌개 맛있음. 청국장 최고. 삼겹살 시키면 국 하나 공짜로 주시는데 청국장 하세요, 여러분.’(blog.naver.com/lsy4061)

‘타슈켄트에서 만난 최고의 한식당 ‘만나’. 여기 왜캐 맛나요? 완전 정신 놓고 먹었어요. 김치찌개 정말 짱! 제가 한국에서 끓인 것보다 맛나더라고요.’(blog.naver.com/seoulha)

 

‘만나’ 음식점을 소개하는 블로거들의 예찬이 뜨겁다. 그중 몇 개만 들여다봐도 음식 맛으로 승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만든다. 차별화 전략과 음식 현지화에 성공한 ‘만나’의 다음 여정은 일단 중앙아시아 전역만이라도 우리 음식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그 과정이 일단은 음식 배달 앱 ‘Express 24’에서의 성패 여부일 것 같다. 문의 +998-71-254-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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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운(타슈켄트 주재 통신원)  cho@uzkor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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