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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People] 김정훈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 학장
  • 조철현 기자
  • 승인 2018.08.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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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느낀다’며 보다 완벽한 스터디를 주문하는 김정훈 교수. 그리고 이를 잘 따라주는 학생들의 우즈베키스탄 공부 열기가 뜨겁다. 여름방학 중인 8월 5일부터 18일까지 현지 심화 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자신 스스로도 우즈베키스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김 교수를 만나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만의 ‘해외 전공 심화 학습’ 전 과정과 의미를 자세히 살폈다.

글 | 조철현 기자 ∙ 사진 | 최희영 기자

 

“저는 이번 우즈베키스탄 방문 및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이 나라의 전자정부 정책이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관찰하고 싶습니다. 지역의 마을 공동체를 찾아 현지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정보화 정책이 시민들의 피부까지 쉽게 와닿는지 관찰하고자 합니다.”(김현, 새마을국제개발학과 2학년)

“이번 현지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면서 그들의 발전 소망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현지 대학생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와 같은 세대인 그들은 어떻게 사고하는지 자세히 관찰할 예정입니다.”(노형석, 경제금융학부 3학년)

“이번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통해 과거의 농업 중심에서 탈피해 제조업, 에너지 산업 같은 고차 산업으로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경제 성장 동향을 살펴보고, 과거 우리나라 박정희 대통령 때의 새마을 개발과 비교해보면서 포괄적으로 생각하고 돌아오는 기회가 되고자 합니다.(서진우, 경제금융학부 2학년)

“제가 현재 교직 이수 과정이라 우즈베키스탄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많은 학생이 한국어를 공부하며 ‘코리안 드림’을 꿈꾼다고 합니다. 저는 대학 교류를 통해 현지 교육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그들이 접하지 못한 한국의 교육 현황도 안내해주고 현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 채 돌아오고 싶습니다.”(백지우, 사회학과 2학년)

5월 18일 오후 영남대 정치행정대학 1층 세미나실. 오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간단하게 점심을 마치자마자 세미나실에 모여 발표를 시작했다. 이들은 8월 5일부터 18일까지 여름방학 2주 동안 우즈베키스탄으로 ‘해외 전공 심화 학습’을 떠나는 14명의 학생이다.

조별 발표가 모두 끝난 시각은 이미 저녁 식사 시간까지 한참을 넘겼을 무렵. 학생들의 발표 중간에 전문가 초청 강의가 있었고 몇몇 조장의 발표 뒤에는 몇 차례의 질문과 답변도 이어져 이날 발표 시간이 제법 길어졌다. 하지만 모든 학생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동료들의 충실한 발표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경제 구조와 발전 전망, 전자정부를 비롯한 ICT 산업 전반에 대해 자세히 공부했기 때문이다.

“여러분, 수고 많았어요. 아는 만큼 느끼는 법입니다. 나도 여러분 덕분에 오늘 우즈베키스탄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출발하는 8월 5일까지는 두 달 반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 중간에 기말고사도 있으니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욱더 많이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김정훈 교수의 덕담은 짧고 간결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각(覺)한 뒤 학(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생들 스스로 먼저 깨달아 공부해야 학습 효과가 더더욱 커진다는 그의 교수법에 따라 이날도 직접 가르치기보다 학생들 스스로 조사해 발표하는 모습을 대견스럽게 지켜보았다.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기에 앞서 자신들의 방문 목적과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발표 하는 영남대 학생들 모습.

 

먼저 ‘해외 전공 심화 학습’이란 프로그램이 어떤 건지 궁금하다.

영남대 정치행정대학 안에 새마을국제개발학과가 있다. 나도 그 학과 교수다. 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새마을학’을 전공하는 국내 유일의 학과다. 이 학과가 중심이 되어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두 차례로 나누어 해외 봉사활동을 겸한 현지 체험 학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이 과정에 참여한 409명의 학생이 31차례에 걸쳐 필리핀, 라오스, 몽골, 베트남 등 13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현지에 가서 다양한 국제기구를 둘러보고, 대학을 방문해 그 나라 대학생들과 공통 관심사에 관한 의견도 나누고, 생산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체험 프로그램인데, 2014년 교육부 대학 특성화 사업(CK)에 선정돼 2014년 9월부터 ‘지구촌상생인재양성사업단’이란 조직을 만들어 추진해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해외 전공 심화 학습’ 국가로 택한 이유는?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중앙아시아 고려인 정주 80주년 기념으로 KBS가 제작한 프로그램 <샤샤의 아리랑>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기차에 올라타 시베리아 대륙을 횡단해 황무지에 내려진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그들을 품어준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다. 이후 2018년 여름방학 방문국 선정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후보지로 올렸는데 학생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새로운 대통령 시대를 맞아 개혁과 변화 바람이 거센 그 나라를 찾아 그들의 경제 발전 의지도 살펴보고, 고려인 사회와도 소통하고, 또한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고 하니 그 나라의 또래 젊은이들과 만나 여러 대화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참여 분위기가 있어 이번 여름방학 방문 국가로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을 처음 포함하게 되었다.

 

김정훈 교수의 강의 모습. 김 교수는 '새마을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학생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고 흐뭇해했다.

 

현지에서는 어떤 일정을 소화하나?

아직 조율 중이라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우리 한인 사회와 관련해서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협회를 방문하고, 강제 이주 고려인의 대표적 상징 인물로 평가받는 김병화 선생 기념관인 김병화박물관을 돌아볼 예정이다. 또 우리 교육부가 1992년 현지에 설립한 타슈켄트 한국교육원과 세종학당도 둘러보고, 국립 동방고 한국어과 방문, 동부 페르가나 지역의 코칸드 경제자유구역 방문, 사마르칸트 문화 유적지 방문 등 여러 일정을 계획하고 있는데, 6월 초쯤 최종 일정표가 나올 예정이다.

학생들이 발표 시간을 통해 목표로 세운 내용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인데, 현지 마을 공동체를 찾아 우리 정부가 적극 지원 중인 전자정부 시스템이 우즈베키스탄 국민에게 어떻게 스며들고 있는지 공부한다. 그리고 현지 대학생들과 만나 새로운 대통령 시대의 경제 개혁 의지를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학생들의 성장 동력에 큰 활기

김 교수의 말대로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400여 명. 학기 초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 전공 심화 학습 기획 경진대회’ 공고가 뜨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이 팀을 묶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국가에 대해 자료를 뒤져 공부한다. △왜 가고자 하는지 △가서 무엇을 보고 올 것인지 △자신의 학과 전공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등 여러 주제를 정해 공개적인 기획 발표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최종 선발된 학생들만 1개국당 15~20명가량으로 팀을 묶어 2주 동안 해당국을 방문해 집중 체험하다 보니 말 그대로 ‘심화 학습’의 효과가 크다. 다음은 학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생들의 방문 후기 요지다.

“저희 팀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학생 17명으로 구성되어 라오스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10일간 활동했습니다. 저희는 가장 먼저 국제 개발 현장에서의 특수성과 보편성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KOICA 라오스 사무소와 주라오스 한국 NGO 협의회 방문을 통해 그들의 차이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강대국과 약소국의 차이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가 되었던 이번 ‘해외 전공 심화 학습’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과에서 배운 것들을 국제 협력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던 시간입니다.”(이진리 라오스 해외전공심화학습 팀장)

김정훈 교수가 2017년 동계 해외 전공 심화 학습에 참가했던 우수 학생들을 격려하는 모습.

“2017년 7월, 지구촌상생인재양성사업단에서 운영하는 하계 ‘해외 전공 심화 학습’ 프로그램에 연합 전공자 20명이 참여해 약 2주간 몽골을 다녀왔습니다. ‘새마을국제개발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양한 활동과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새마을국제개발을 이론적으로 실제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몽골새마을회와 마을을 방문했을 때 한국 새마을운동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새마을운동에 대한 자긍심이 고취되었습니다. 저희에게 좋은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열심히 공부해 새마을국제개발 분야에 필요한 인재가 되어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서은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새마을국제개발 현장 방문에서 강의 중인 김정훈 교수 모습.

 

해외 심화 학습을 다녀온 학생들의 반응이 참 좋은 것 같다.

그렇다. 함께 다녀온 교수들도 학생들을 많이 칭찬한다. 사실 요즘 학생들은 우리 시절 같지 않다. 환경이 조금만 불편해도 표정이 좋지 않다. 해외 심화 학습 가는 곳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라 환경이 많이 열악한 편이다. 그래도 밝은 모습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여러 기관을 방문해 진지한 자세로 묻고, 수업 시간에 이론적으로 익혔던 것을 현장에서 하나라도 더 알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수들도 참으로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심화 학습을 다녀온 학생들이 삶의 또 다른 목표를 찾아 장래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든가, 그 목표 지점을 향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든가, 수업 듣는 자세부터 달라진다든가, 여러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어 참 좋은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들었다. 이유가 뭔가?

그 점이 참 아쉽다. 앞에서도 얘기했듯 이 과정은 대학 특성화 프로젝트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학생이 2주일 동안 현지를 방문하다 보니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학교 자체 예산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정부 예산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업인데 아쉽게도 올해까지만 예산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 점을 학생들도 아주 아쉽게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학과가 새마을국제개발학과다. 일부 정치인들은 ‘새마을’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폄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점도 없지 않다. 지난해 11월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19차 한·아세안 정상 회의 참석 후 참모진에게 “새마을운동을 비롯해 전 정부가 추진했던 내용에 성과가 있다면 지속해서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들었다.

이는 정상 회의에 참여했던 몇몇 국가 정상들이 그동안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한국의 지원을 고맙게 생각한다는 인사를 받고 문 대통령이 현지에서 그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새마을’에 대한 일부 정치인들의 인식이 편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록이 세계기록문화유산에도 등재될 만큼 국제사회가 모두 인정하는 개발 모델인 만큼 정치권 일부의 그런 인식도 점차 개선되리라 보고 있으며, 국제적 수요는 2030년 SDGs 목표 달성 수단으로 최근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캄보디아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후배들이기도 한 영남대 학생들과 항상 활력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다.

 

올해 마감되는 프로젝트라 아쉬움 커

‘해외 전공 심화 학습’의 예산 집행 중단도 혹시 정치적 변화와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허허 웃기만 했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국책 연구 기관에서 근무하다 2010년부터 모교로 돌아와 후배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 교수. 그는 세계 최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OECD 회원국이 될 수 있었던 동력은 새마을운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마을 정신을 학문으로 체계화하고, 이를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온 영남대와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가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2011년 11월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을 설립해 국내 최초로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을 위한 새마을학 석사 과정을 운영해 2013년 8월에는 세계 최초로 새마을학 석사를 배출했습니다. 올해만 해도 얼마 전 캄보디아 웨스턴대학에 새마을학과를 설립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연초에는 인도네시아 교육부 관계자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 새마을 관련 학부 설립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바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우리와 미수교 국가인 쿠바 학생들까지 우리 학교로 유학 와서 새마을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의 면학 열기 또한 뜨겁다고 흐뭇해했다. 이번 여름방학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뒤 학생들의 시야가 중앙아시아와 CIS 지역까지 더 멀리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 자신 역시 우즈베키스탄 방문이 처음이라 설렌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 고려인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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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기자  cho@uzkor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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