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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다문화사랑방] 토론회 촌평“학생들 토론 내용 반영한 고려인 특별법 서명운동 펼칠 것”
  • 최희영 기자
  • 승인 2018.09.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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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토론을 지켜본 선생님들은 흐뭇했다. 수많은 토론대회 신청자 중에서 입론서 심사를 통해 본선에 오른 32개 팀의 열띤 토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모두가 수준 높은 토론을 선보였기 때문.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의 이찬구 사무총장과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석중 계성고 교사의 육성으로 이번 행사의 의미와 가치를 살펴봤다.

글 | 최희영 기자

 

 

이찬구 사무총장(이하 이찬구) : 사단법인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국 고등학생 토론대회가 벌써 9년째입니다. 금년도 토론대회 주제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국적 부여’를 묻는 내용입니다. 선생님들과 심사위원들께서 수고가 많았는데, 어떻게 보셨는지요?

 

강석중 심사위원장(이하 강석중) : 찬성과 반대가 상당히 팽팽하게 맞선 아주 좋은 토론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심정적으로는 참석 학생 모두가 찬성 쪽이었습니다. 하지만 양 팀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논리적으로 따지고, 묻고, 대화하는 토론대회의 특성 상 반대 쪽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찬구 : 맞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심정적으로는 찬성이겠지요. 우리와 같은 피를 나눈 형제이자 동포니까 국적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또는 현행법상의 법률적인 문제들이 있을 거 같은데, 반대 역할을 맡은 학생들의 중심 논거는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강석중 : 반대 주장을 보면, 국적 부여 문제는 고려인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조선족들도, 그리고 재외동포들에게도 다 해당되는 문제인데, 고려인에게만 국적을 부여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그런 논리가 우세했고요, 또 다른 하나는 경제가 좀 어려워서 그런지 일자리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가 많이 나왔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찬구 : 아, 그렇군요. 일자리 문제라면, 고려인들이 대거 몰려들어 내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면 어떡하느냐? 그런 걱정들이겠지요?

 

강석중 : 예, 맞습니다. 우리 학생들로서는 앞으로 대학을 마친 뒤 사회에 나가면 직장 문제, 즉 일자리 문제가 자기들한테 직접적으로 닥치게 될 테니까 그 점을 걱정 안 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에 대한 반론도 아주 날카로워 학생들의 의식 수준이 무척 높다는 것을 알게 했습니다. 즉, 저출산 문제로 우리나라 인구가 점점 줄고 있어 고려인들에게 하루 빨리 국적을 부여해서 우리나라 인구를 늘려야 한다, 고려인이 아니면 누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3D 업종을 택해 일할 것인가? 그런 논리로 일자리 문제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론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찬구 : 조선족이나 일반적인 해외동포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고려인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문제에 형평성 시비를 걸면 안 된다는 의견들도 많았지요?

 

강석중 :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의견들이 이번 토론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고려인 국적 부여에 찬성하는 토론팀의 한결 같은 의견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 당한 그들의 아픈 역사를 보듬어야 한다, 그 점은 아주 특수했던 경우라 조선족들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는 의견들 역시 많았습니다. 고려인 4세들이 민족 고유의 말을 잃어버린 문제에 대해서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그들의 조상이 우리말을 못 쓰고 살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 그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해 우리 청소년들의 깊은 배려를 드러낸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찬구 : 저도 학생들의 그 같은 의견을 들으면서 참 기뻤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그 정도까지 생각하면서 고려인 동포들을 우리 민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 아주 대견스러웠습니다. 이런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고려인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갖게 했다는 데에 이번 행사의 의의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고려인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문제나 그들의 국내 거주 문제 등은 모두 법률적인 문제와 직결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드러난 우리 학생들의 바람이 어른들에게도 전달되고, 또 국회에도 잘 전달돼 좀 더 효과적으로 그런 의견들이 반영되면 좋겠다, 그런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강석중 :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본 것은 이번 토론회에 참가했던 학생들과 함께 그들의 주변부터라도 고려인들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자는 서명운동을 펼쳐보면 어떨까 생각 중인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찬구 : 멋진 생각입니다. 만약에 그런 운동이 시작되면 우리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차원에서도 적극 동참해 학생들로부터 시작된 운동이 어른들에게까지 확산되도록 힘 보태겠습니다.

 

강석중 : 맞습니다. 서명운동을 학교에서 시작하고 그것을 지역사회로까지 넓혀 학생들의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서명을 받게 된다면 국회를 통해 고려인 국적 부여에 대한 입법 청원도 가능하지 않을까, 즉 이번 토론회를 통해 확인했습니다만 학생들도 국회에 계류 중인 고려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는 겁니다. 아마 우리가 전 국민적 서명운동을 펼친다면 그 계류 법안이 조금이라도 빨리 국회를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말하자면 압력을 좀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지요.

 

이찬구 : 참 좋은 생각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좋은 뜻을 가진 학생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입니다. 이번에 토론대회 준비를 하면서 우리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문제를 생각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 밑바닥에 홍범도 장군과 같은 고려인 출신의 위대한 영웅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의 국적 부여 문제를 더욱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고, 또 그런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홍범도 장군이 공산당에 가입했던 게 아니냐? 이런 논란 때문에 국내에서도 그 분에 대한 조명이 소극적이었던 것 같고, 같은 맥락에서 고려인들 역시 우리 가까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 카자흐스탄이며,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저 멀리 중앙아시아에 있는 사람들 아니냐? 그런데 그들이 왜 우리 동포냐? 이런 의구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홍범도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다시 생각하고, 동시대를 살았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고려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라는 점에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전국 고등학생 토론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입론서를 꼼꼼히 검토하는 이찬구 사무총장(가운데)과 심사위원들.

강석중 :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고등학생 토론대회의 대전제가 항상 ‘겨레얼 살리기’ 토론대회 아닙니까? 겨레얼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이번과 같은 토론대회가 계속 이어져 좋은 논제를 갖고 학생들에게 멋진 토론을 하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시켜 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지금까지의 많은 토론대회를 보면 정신적인 문제보다는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토론대회가 많은 편인데, ‘겨레얼 살리기’ 토론대회 만큼은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사상, 이념, 민족에 대한 이야기들을 계속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번과 같은 토론대회는 세계평화에도 기여하는 좋은 자리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찬구 : 아, 감사한 말씀입니다. 멋진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수고해 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행사 전에 이번과 같은 주제가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까?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학생들도 좋아하고 이런 걸 통해서 자신들 스스로도 역사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들을 많이 해서 토론대회를 준비하신 선생님들의 노고가 더욱 빛난 자리였습니다.

 

강석중 : 고맙습니다. 학생들의 인식을 한 발짝 넓혀준 행사였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지금까지는 한반도 내에서만 머물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멀리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에게까지 확장되고, 민족에 대한 생각도 깊이 할 수 있었던 자리라 대단히 교육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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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  choi@uzkor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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